빛나는 꿈에 대하여/나를 위한 선택과 집중

자발적 외톨이, 그리고 변화한 삶

하다_Y 2022. 3. 19. 20:20

건강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닌 나에게 컨디션 저하는 최고의 핑계였다.
'공부도 컨디션이 좋아야지 하는 거야~'라며 스스로 했던 합리화가 쌓이고, 쌓이다 폭발했다.
심한 자기혐오가 시작됐고 스트레스는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합리화를 하면서도 사실 나는 알았다.
이건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최고의 핑계는 최악의 변명에 불과했다.

괜히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면서 불안감을 없애보려고 노력했지만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오히려 휴식이 답일 수도 있다는 친한 친구의 조언을 듣고 3일간 펑펑 논적도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더 커졌고
이렇게 지내다간 돌이킬 수 없을 거 같다는 위기의식이 들었을 때쯤...

나는 변화를 결심했다.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 위해서 각종 sns도 다 지웠고,
드라마도 다 끊은 채로 지낸 지 1주일이 조금 넘었다.

3일째에 드라마 금단현상이 와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넷플릭스를 다시 깔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100번도 넘게 했는데 ost를 들으면서 겨우 진정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빠져있는 드라마였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를 못 본다는 생각에 여러 자아에 혼란(?)이 생겼던 거 같다.
자칭 드라마 덕후인 나에겐 너무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변화를 위해선 꼭 필요했다.

그렇게 합리화의 고리를 끊고 나서 공부를 하는데
변수가 생겼다....
세상과 단절(?)하니 너무 외로웠다.......

심지어 나는 새학기에 들고나서 친구 사귀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왜냐하면 친구 관계를 가까이할수록 내가 진정 '해야 할 것'을 자꾸 까먹었고
이번 연도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그래서 항상 빠지지 않고 했던 반장, 도우미를 하나도 하지 않았고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노는 대신 독서를 택했다.
이런 생활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가장 좋았던 점이 있다면 나만의 시간이 많고 쓸데없는 에너지 소모가 적다.
외향형이었던 나는 여러가지 일들로 내향형이 되면서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겐 쉽게 긴장하고, 낯가리게 되었다.
그 뒤론 혼자만의 시간이 편했고 그게 좋았다.
쉽게 말하면 나는 자발적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것이다.

예전에 대인관계로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한 선생님께서 자신의 중학교 시절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이 있다.
흔히 말하면 '엄친딸'로 공부도 잘하는데 조금 재수는 없는..?
그런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친한 친구는 거의 없었고 혼자 학교생활을 한다고 했다.
근데 알고보니 오히려 그 상황을 일부러 만들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한 선택이었고 나에게도 굳이 스트레스받아가면서 많은 친구를 사귈 필요는 없을 거 같다고 조언 해주신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나는 나를 좋아해 주고, 서로 잘 맞는 친구들에게 더 집중하게 되었다.
굳이 불편한 관계를 꾸역꾸역 유지하는게 아닌 좋은 친구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연락하고, 소소한 이야기라도 주고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훨씬 편하고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자발적 은둔형 외톨이의 생활은 너무 만족한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던 "외로움"
요즘따라 외롭다는 느낌이 자주 들고 있는게 문제다.
sns도 다 차단해버렸으니 스마트폰 공간 속에서 지내던 내가 현실에 마주한 첫 번째 변수다.
왜냐하면 나 같은 경우엔 학원도 다니지 않고 친구를 자주 만나는 편도 아니다.
학교를 가지 않는 이상, 직접 사람을 마주할 경우가 거의 없다.
집 근처 독서실도 칸막이로 가려져있고 거의 혼자 지내고 있으니 어쩌면 외로운 게 당연했다.
그래서 조금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으로 지식in에 들어가서
'공부하는데 외로울 때' 라고 검색하니 답변은 누구나 다 외로움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에게 집중하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해결책은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하는 거밖에 없었다.
외로울 때 연애를 해보라는 답변도 있었지만 모태솔로여서 어떤 느낌인지는 모르지만 효과는 별로 없을 거 같았다.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타인과 감정을 나눈다면 내가 타인에게 더 의지하고, 내면의 성장보단 오히려 약해질 거 같다.
이렇게 된다면 항상 남에게 의지하게 될 거고 이별의 아픔은 훨씬 클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연애를 통해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싶은 생각은 단 1도 없다!


역설적인 방법이지만 내가 애용하고 있는 최후의 수단들이 있다.
공부하다가 슬럼프에 빠지면 공부를 더 하는 것이고
운동이 정말 하기 싫을 땐 운동을 하는 척이라도 하면서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신기하게 위 방법들은 통한다.
공부가 아무리 하기 싫어도 하기 싫은 척을 하다 보면 뇌는 속아서 진짜 공부에 몰입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역설을 이용해서 내 감정을 다뤄보는 건 어떨까?
평소에는 잘 못느끼는데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멍하니 있거나 공부할 때 가장 심한 외로움을 느낀다.
이럴 때 음악을 듣거나 인강을 1.5배속으로 들으면서 생각이 쏟아지기 전에 미리 회피하는 것이다.

과연 이게 통할까...?

통했다.
여기에 보상심리를 이용해서 <공부 1시간 후, 의학 웹툰 1개 보기>와 같은 걸 넣어서 흥미를 유발했다.
나의 전략은 꽤 성공적이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나아가서 스마트폰도 없앴다!
변화하려면 나를 방해하는 조건들을 없애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결정했다.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훨씬 좋다.
그래서 오픈 채팅방에 들어가서 환경도 만들었다.

아주 작은 변화들과 나의 노력들이 미래에 밝게 빛나리라 믿는다!
앞으로 나의 성장 이야기, 내 인생의 전환점의 이야기들은 계속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