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_Y 2021. 1. 26. 12:24

시멘트

     유용주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

자신이 가루가 될 때까지 철저하게

부서져본 사람은 안다.


이 시를 난 굉장히 좋아한다.

시멘트는 가루의 형태에서 물과 만나며 단단해진다.

여기서 화자는 어쩌면 팩트 폭행을 한 것 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니 나는 과연 가루가 될 때까지 부서진 적이 있을까?

그 당시엔 가루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물이 들어가 응고되고 있는 시멘트의 형태였던 것 같다.

 

나에겐 슬럼프를 겪을 때 항상 했던 생각이 이거보단 최악일 수가 없다.

버티자 버티자 하면서 1년을 보냈다.

 

내가 왜 가루가 아닌 응고되고 있는 시멘트라고 표현을 했냐면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더욱더 나를 가루로 만드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기엔 아직 난 허점 많고 기포 많은 엉성한 시멘트다.

요즘은 좀 단단해진 것 같다.

외부적인 상황으로 내가 가루가 되었다면 물이 되어야 하는 것은 나다.

부드러워지는 것에 시멘트가 깎이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나만이 나의 감정, 끈기를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물이 되어 단단하고 부드러우며 아름다운 형태의 시멘트가 되길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